일본의 개발 프로세스
일본의 개발 프로세스
일본에서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개발 자체보다 그 전에 요구되는 문서와 절차가 훨씬 길고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일본 기업은 업종과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기획 → 요구 정의 → 기본 설계 → 상세 설계 → 구현 → 테스트 → 릴리스/운용
순으로 물 흐르듯 내려가는 프로세스를 중시한다.
일본 SI/서비스 조직
- 上流工程(じょうりゅうこうてい, 상류 공정): 기획, 요구 정의, 기본 설계처럼 고객과 사양을 합의하는 단계다. PM/컨설턴트/시스템 엔지니어(SE)가 중심이 된다.
- 下流工程(かりゅうこうてい, 하류 공정): 상세 설계 이후의 구현, 테스트, 릴리스 단계다. 프로그래머(PG), 테스터, 운영 팀이 주도한다.
- 一次請け(いちじうけ, 1차도급) / 二次請け(にじうけ, 2차도급): 발주사 바로 아래(1차), 그 아래(2차) 등 다단계 하청 구조가 흔해 문서와 승인 절차가 많다.
단계별 흐름과 핵심 산출물
1. 기획・企画(きかく)フェーズ
- 기업 내부의
企画書(きかくしょ, 기획서)
혹은PoC
검토에서 시작한다. - 경영진 승인(稟議(りんぎ, 품의))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 페르소나/시장조사 문서, 예상 비용 산출(概算見積もり(がいさんみつもり))이 이 시점에 정리된다.
2. 요구 정의・要件定義(ようけんていぎ)
- 고객/사업부와
機能要件(きのうようけん, 기능요구사항)
,非機能要件(ひきのうようけん, 비기능요구사항)
을 문서화한다. - 산출물:
要件定義書(ようけんていぎしょ, 요구정의서)
,業務フロー図(ぎょうむフローず, 업무흐름도)
,システム構成図(システムこうせいず, 시스템구성도)
,RASIC
(역할 분담표) 등이 대표적이다. - 이 단계에서 승인 도장을 받아야 예산과 일정이 확정된다.
3. 기본 설계・基本設計(きほんせっけい)
- 요구사항을 화면/모듈/데이터 흐름 단위로 구체화한다.
- 산출물:
画面設計書(がめんせっけいしょ, 화면설계서)
,API一覧(APIいちらん, API 목록)
,ER図(ERず, ER도)
,インタフェース仕様書(インタフェースしようしょ, 인터페이스 사양서)
. - 여기서
設計レビュー(せっけいレビュー, 설계리뷰)
라는 품질 게이트를 통과해야 다음으로 이동한다.
4. 상세 설계・詳細設計(しょうさいせっけい)
- 클래스, 시퀀스, 상태 전이, 예외 처리까지 코드 레벨에 가까운 구체화를 한다.
- 산출물:
プログラム設計書(プログラムせっけいしょ, 프로그램설계서)
,テーブル定義書(テーブルていぎしょ, 테이블정의서)
,バッチ仕様書(バッチしようしょ, 배치사양서)
,テスト項目書(テストこうもくしょ, 테스트항목)
초안. - 이 단계까지를
製造(せいぞう, 제조, 구현)
전에 끝내는 것이 특징이다.
5. 구현・製造(せいぞう)
- 상세 설계서를 기준으로 코드를 작성한다.
- 개발자는
レビュー記録(レビューきろく, 리뷰기록)
을 남기고,バージョン管理計画(バージョンかんりけいかく, 버전관리계획)
에 따라 병합한다. - 외부 협력사일 경우
納品物(のうひんぶつ, 납품물, 산출물)
형식으로 소스와 문서를 함께 제출한다.
6. 테스트・試験工程(しけんこうてい)
- 단위 테스트・単体テスト(たんたいてすと): 개발자가 작성하고
UT手順書(UTてじゅんしょ, UT절차서)
/エビデンス
를 남긴 뒤 서명(承認(しょうにん))을 받는다. - 결합 테스트・結合テスト(けつごうテスト): 모듈/시스템 간 연계를 검증하고
I/F確認書(I/Fかくにんしょ, I/F확인서)
를 활용한다. - 종합 테스트・総合テスト(そうごうテスト)/システムテスト: 실제 운영 시나리오로 QA 팀이 검증한다.
- 사용자 테스트・受入テスト(うけいれテスト): 발주사 측 담당자가 승인 도장을 찍어야 릴리스가 가능하다.
7. 릴리스・運用保守(うんようほしゅ)
リリース判定会議(リリースはんていかいぎ, 릴리즈 판정회의)
에서 품질/리스크를 최종 점검한다.- 릴리스 후
運用設計書(うんようせっけいしょ, 운영설계서)
,監視設計(かんしせっけい, 감시설계)
,障害対応フロー(しょうがいたいおうフロー, 장애대응플로우)
를 공유한다. - 이후에는
定例報告(ていれいほうこく, 정기보고)
,障害報告書(しょうがいほうこくしょ, 장애보고서)
작성 문화가 있다.
자주 등장하는 문서와 승인 흐름
- 稟議(りんぎ, 품의): 내부 결재 라우팅이다. 담당 → 팀장 → 부장 → 임원 순으로 도장(押印(おういん))이나 전자 승인을 거친다.
- 議事録(ぎじろく, 의사록): 회의 후 즉시 공유하는 회의록이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필수 문서다.
- 成果物チェックリスト(せいかぶつチェックリスト, 성과물체크리스트): 각 단계별 산출물이 모두 준비됐는지 체크하는 표다.
- 品質ゲート(ひんしつゲート, 품질게이트): 각 단계의 리뷰/승인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구조다. 품질 관리부(QA)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한다.
왜 문서가 이렇게 많은가?
- 다층 하청 구조: 발주사의 요구가 3~4차 업체까지 내려가도 정보가 손실되지 않도록 문서를 강조한다.
- 합의 문화・合意形成(ごういけいせ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전에 의견을 맞추는
根回し(ねまわし, 사전교섭)
문화 때문에 문서 초안 공유 → 피드백 → 승인 프로세스가 반복된다. - 감사/보증 요구: 금융, 공공 도메인은 ISO/JIS 감사 대응을 위해 프로세스 증적이 필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것들
- 報連相(ほうれんそう, 보고,연락,상담): 보고・연락・상담을 자주 하고, 문서/챗 기록으로 남기면 신뢰도가 올라간다.
- 용어 세트 외우기:
上流工程(じょうりゅうこうてい, 상류공정)
,要件(ようけん, 요구사항)
,課題(かだい, 과제)
,懸念(けねん, 우려, 걱정)
,対応策(たいおうさく, 대응책)
처럼 회의에서 반드시 나오는 단어를 미리 익혀두자. - 테스트 증적 준비: 테스트 실행 화면 캡처, 로그 파일, 체크리스트에
確認者(かくにんしゃ, 확인자)
서명을 남기는 문화에 익숙해지면 좋다. - 결정 구조 파악: 실무 담당자 외에 승인권자(決裁者(けっさいしゃ))가 누구인지 이해하고, 리뷰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 애자일 팀 예외: 스타트업/웹서비스 기업은 스크럼을 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리포트・문서 포맷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빠르게 체크할 일본어 표현 모음
- 要件ヒアリング(ようけんヒアリング): 요구사항 인터뷰
- 課題管理表(かだいかんりひょう): 이슈/리스크 목록
- 仕様調整(しようちょうせい): 사양 조정/협의
- 影響範囲(えいきょうはんい): 영향 범위
- 改修(かいしゅう): 수정/개선 작업
- 暫定対応(ざんていたいおう) / 恒久対応(こうきゅうたいおう): 임시 대응 / 영구 대응
- 棚卸し(たなおろし): 현황 정리
- 引き継ぎ(ひきつぎ): 인수인계
- 保守契約(ほしゅけいやく): 유지보수 계약
마무리
일본 개발 업계는 절차와 문서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발주사와 수주사가 서로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적절한 용어와 산출물을 준비할 수 있다면, 면접에서도 “일본식 개발 플로우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고, 입사 후에도 팀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