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한 달을 지내며 느낀 것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도쿄에 입국한 지 벌써 1달이 되었다.
입국 초기
입국한 날 부터 바빴다. 주소 등록, 계좌 개설, 휴대폰 개통 등 각종 절차(手続き)를 최대한 빠르게 끝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집 열쇠를 받아 내가 약 1년을 살 집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나는 공허함을 느꼈다.
물론 집 계약 과정에서 집 구조가 어떤지, 어떤 느낌일 지 알고는 있었으나, 실제로 마주하니 꽤 당황스러웠다.
냉장고, 세탁기 같은 게 없다보니 더 허전하게 느껴졌다. 방은 생각보다 좁지는 않다고 느꼈다.
첫 날은 그렇게 바쁘게 지나가는 듯 했으나,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추위였다. 나는 한국에서 살 때, 전기장판은 커녕 집이 춥다는 느낌을 느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입국할 때에도 전기장판 필수라는 사람들의 말을 흘려 들었다.
“첫 날은 그냥 침구류 사와서 바닥에서 자면 되겠지” 생각했다.
완전히 틀렸다. 상상 이상이다.
- 바닥 난방이 없다.
- 일본의 보통의 집에는 바닥 난방이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그 집은 굉장히 높은 가격의 집일 것이다. 즉, 바닥에서 오는 한기가 그대로 살에 닿는다.
- 발코니로 나가는 창문이 이중창이 아니다.
- 마찬가지로, 이중창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의 한기가 그대로 들어온다.
- 방 안에 환기구가 있으며, 부엌 복도는 24시간 환기가 작동한다.
- 한기가 들어온다…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밤이 되니 잘 수가 없었다. 사실 잠에 들 수 있었다. 피곤했으니까.
그러나 추워서 30분 자고 깨고를 반복했다.
곧 겨울 끝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입국 후 3주가 지난 시점에서 나는 전기장판을 구매하게 되었다.
그렇게 입국 후 1주일 까지는 추위와 싸우며 각종 절차들을 처리했고, 방의 인테리어도 대부분 마쳤다.
친구가 있다는 것
방 정리도 어느정도 끝나니 이곳저곳을 가고 싶어 졌다. 혼자 다니는 것을 물론 좋아하지만, 일본에 취업한 한국인 친구가 근처에 살고 있어 그 친구와 여러 곳을 다닐 수 있었다.
내 일본어는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기에 그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생각보다 친구로부터 알게 된 일본 생활의 팁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
엔화는 싸다?
엔화는 입국했을 때에는 900엔 초반의 환율로 저렴했다. 지금은 1000원을 향해 가고 있다.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
일본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건, 보통 나는 엔화는 한국의 돈에서 0을 뺀 값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과자 하나가 300엔, 아이스크림 한 개가 300엔… 이러면 속으로 “싼데?” 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직 엔화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원화처럼 엔화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계산을 하고 난 후 왜 이 가격에 이걸 샀지? 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어서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회화는 어렵다
나는 한국에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 일본에 와서 직접 느껴본 결과, 한국에서 배우던 일본어와 다른 일본어를 쓰는 것 같다고 느꼈다.
또한,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기가 힘들다. 말이 빠른 것은 물론이고 발음이 흐린 사람들도 정말 많았다.
그럴 때마다 등에는 식은 땀이 흘렀고, 다시 말해줄 수 있냐는 내 모습이 조금 처량했다. 언제쯤 대부분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한 달이 지나고 있는 지금, 입국했을 때 보다 크게 늘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벌써 한 달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고, 혼자 여유를 즐기다보니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이제 곧 다양한 세금과 집세 등 고정비를 내야 한다.
거금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을 실감하게 되니 아직 한 달째이지만 조바심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본어로 이력서도 작성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내가 했던 업종을 지속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고, 그렇게 되기 위해 준비도 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 활동은 언제 어떻게 끝날 지 모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일본어도 자연스럽게 늘 수 있을 것 같고, 친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 정도 지나니 마냥 쉬는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